―50주년 공연에서 사제 간 애틋한 정을 과시했더군요. 국내외 내로라하는 테너들이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였다고 하던데요. “존경하는지는 잘 모르겠고, 하여간 학교(서울대) 있을 때부터 제자들이랑 놀았어요. 동료 교수들은 폼만 재지 재미가 없잖아요. 점심, 저녁을 늘 제자들이랑 먹고 다니니 서울대 20년 월급이 거기 다 들어갔지요.”
―역시 밥의 힘이 큽니다. “그렇지. 다 돌아오게 돼 있어요. 한물간 사람을 이렇듯 떠받쳐주니.”
박인수 교수처럼 밥 잘 사고 술 잘 사는 사람 주위 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. 저도 밥 잘 사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. 저에겐 ‘현직에 있을 때까지는 무조건 밥을 사겠다’는 친구가 있습니다. 젊은 시절 영어학원에서 만났던 오랜 친구입니다. 매우 잘 나가는 친구라 ‘내 돈 주고는 쉽게 사먹을 수 없는’ 훌륭한 음식을, 매달 한 번씩, 다른 친구와 함께 잘 얻어먹고 있습니다.
얼마 전 카톡 채팅방에서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 ‘비움과 쌓음’으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. ‘삶의 짐과 무게를 덜어내 가는 과정으로서의 삶보다는 조금씩 보람을 축적해가는 삶의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’는 친구의 토크에 제가 이리 맞장구했습니다. ‘덜어내는 게 많을수록 축적되는 것도 많은 게 삶의 아이러니. 예를 들어 우리 저녁 사주느라 주머니를 덜어내니 친구가 쌓이다. 은퇴 후엔 우리가~’
오래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자주 밥과 (적당한)술을 사주시기 바랍니다. 그러다보면 박인수 교수 말씀처럼 ‘다 돌아오게 되어’ 있습니다. 제가 싫어하는 사람은 식당에서 밥 값 안내려고 구두끈 오래 묶는 타입의 사람입니다.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인 경우는 예외입니다. 자신을 위해서는 잘 쓰면서 남에게는 베풀 줄 모르는 ‘스쿠루지’타입을 이르는 말입니다. 더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. 오래전 매일 점심을 사겠다는 상사가 있었습니다. 부서원들이 우르르 자신을 따라 나서는 걸 과시하는 상사였습니다. 몇 번 함께 먹어보니 그가 사는 밥은 먹기 싫어졌습니다. 다른 동료들도 저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. 그는 아무리 밥을 사도 더 외로워지는 사람이었습니다.
‘밥의 힘’이란 결국 마음의 힘이겠지요. 밥을 살 수 있는 돈의 힘이 아니라 밥을 사주고 싶은 넉넉하고 따뜻한 사랑의 힘 말입니다. 사람이 쌓이는 사람은 진정한 밥의 힘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. 박인수교수도 그런 분일테구요.
또 한 분, 절대적인 ‘밥의 힘’을 저에게 행사하는 분이 있습니다. 늘 ‘살림 못하는’ 저를 걱정, 다채다양한 먹거리를 자주 챙겨 보내주시는 제 대모님입니다. 제가 그분께 꼼짝 못하는 이유는 멋진 요리 때문이 아니라 ‘수호천사’같은 그 분의 큰 사랑 때문입니다.
저도 밥 값내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. 그런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못해 안타까울 때도 많습니다. 많은 사람에게 밥을 사줄 수 있는 부~자가 되고 싶습니다. 넉넉한 사랑의 힘도 가진.
밥의 힘을 일러주는 보너스 하나. ‘음식풍수’에 보면 밥, 즉 알이 둥근 곡식에는 원만한 친교의 에너지가 있다고 합니다. 그래서 밥이나 곡주(穀酒)를 함께 나누면 관계가 돈독해진답니다. 비즈니스에 밥과 술이 필요한 이유도 그거겠지요.
조선일보 <김윤덕의 사람 人> ‘국민성악가 박인수편의 한 대목입니다.
―50주년 공연에서 사제 간 애틋한 정을 과시했더군요. 국내외 내로라하는 테너들이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였다고 하던데요.
“존경하는지는 잘 모르겠고, 하여간 학교(서울대) 있을 때부터 제자들이랑 놀았어요.
동료 교수들은 폼만 재지 재미가 없잖아요. 점심, 저녁을 늘 제자들이랑 먹고 다니니 서울대 20년 월급이 거기 다 들어갔지요.”
―역시 밥의 힘이 큽니다.
“그렇지. 다 돌아오게 돼 있어요. 한물간 사람을 이렇듯 떠받쳐주니.”
박인수 교수처럼 밥 잘 사고 술 잘 사는 사람 주위 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.
저도 밥 잘 사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.
저에겐 ‘현직에 있을 때까지는 무조건 밥을 사겠다’는 친구가 있습니다.
젊은 시절 영어학원에서 만났던 오랜 친구입니다.
매우 잘 나가는 친구라 ‘내 돈 주고는 쉽게 사먹을 수 없는’ 훌륭한 음식을, 매달 한 번씩, 다른 친구와 함께 잘 얻어먹고 있습니다.
얼마 전 카톡 채팅방에서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 ‘비움과 쌓음’으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.
‘삶의 짐과 무게를 덜어내 가는 과정으로서의 삶보다는 조금씩 보람을 축적해가는 삶의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’는
친구의 토크에 제가 이리 맞장구했습니다.
‘덜어내는 게 많을수록 축적되는 것도 많은 게 삶의 아이러니.
예를 들어 우리 저녁 사주느라 주머니를 덜어내니 친구가 쌓이다. 은퇴 후엔 우리가~’
오래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자주 밥과 (적당한)술을 사주시기 바랍니다.
그러다보면 박인수 교수 말씀처럼 ‘다 돌아오게 되어’ 있습니다.
제가 싫어하는 사람은 식당에서 밥 값 안내려고 구두끈 오래 묶는 타입의 사람입니다.
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인 경우는 예외입니다.
자신을 위해서는 잘 쓰면서 남에게는 베풀 줄 모르는 ‘스쿠루지’타입을 이르는 말입니다.
더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.
오래전 매일 점심을 사겠다는 상사가 있었습니다.
부서원들이 우르르 자신을 따라 나서는 걸 과시하는 상사였습니다.
몇 번 함께 먹어보니 그가 사는 밥은 먹기 싫어졌습니다. 다른 동료들도 저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.
그는 아무리 밥을 사도 더 외로워지는 사람이었습니다.
‘밥의 힘’이란 결국 마음의 힘이겠지요.
밥을 살 수 있는 돈의 힘이 아니라 밥을 사주고 싶은 넉넉하고 따뜻한 사랑의 힘 말입니다.
사람이 쌓이는 사람은 진정한 밥의 힘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. 박인수교수도 그런 분일테구요.
또 한 분, 절대적인 ‘밥의 힘’을 저에게 행사하는 분이 있습니다.
늘 ‘살림 못하는’ 저를 걱정, 다채다양한 먹거리를 자주 챙겨 보내주시는 제 대모님입니다.
제가 그분께 꼼짝 못하는 이유는 멋진 요리 때문이 아니라 ‘수호천사’같은 그 분의 큰 사랑 때문입니다.
저도 밥 값내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. 그런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못해 안타까울 때도 많습니다.
많은 사람에게 밥을 사줄 수 있는 부~자가 되고 싶습니다. 넉넉한 사랑의 힘도 가진.
밥의 힘을 일러주는 보너스 하나.
‘음식풍수’에 보면 밥, 즉 알이 둥근 곡식에는 원만한 친교의 에너지가 있다고 합니다.
그래서 밥이나 곡주(穀酒)를 함께 나누면 관계가 돈독해진답니다.
비즈니스에 밥과 술이 필요한 이유도 그거겠지요.
2012 09 10