중학생 막내가 여름방학동안 학원을 모두 끊어달라고 했습니다. 그렇다고 마냥 놀리자니 게임만 할 게 분명해서 조건을 하나 걸었지요. 매일 책 한 권 읽고 독후감 쓰기, 시 한편 외우기, 영어단어 50개 예문까지 외우기. 그리고 국제아동돕기연합(UHIC)의 탄자니아 아이들에게 보내는 동화책 프로젝트에 참여할 동화 한 편 쓰기. 너무 많다 투덜거리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깨고 아이는 선뜻 오케이를 하더라구요.(헉, 너무 적었었나?) 무슨 책부터 읽힐까 하고 책꽂이를 들여다보니 딱 눈에 띄는 책이 있었습니다. 가끔 제목만으로도 메시지를 강요(!)하는 책을 사서 큰 아이의 책상 앞에 꽂아두곤 했는데, 이도 그 책 중 하나입니다. (너무도 속보이게 이런 책도 있었지요. <서울대쯤은 누구나 갈 수 있다>)
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나는 배움 자체를 내 자신에 대한 예의, 소중한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. 단순히 공부를 잘해서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 사회가 이야기하는 성공에 도달하는 것이, 나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, 배우고 접해야만 알 수 있는 ‘수많은 세상’을 내게 좀 더 많이 다양하게 보여주고, 그래서 숨어있는 ‘수많은 기회들’을 놓치지 않게 하는 것, 그것이 나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다. (<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> 중에서. 이형진 저, 샘 앤 파커스 )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
잘 읽었나 체크도 할 겸 먼저 그 책을 읽어보다가 이 대목에서 문득, ‘내 인생에 대한 예의’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. 저 책의 저자처럼 어린 학생시절부터 ‘인생’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접근해본 적도, 치열하게 공부해본 적도 없이 그냥 주어진 삶을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‘예의 없었던 세월’이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지요. 그렇다면, 지금 이 시점에서 내 인생에 대한 예의는? 예의는 커녕 불손한 것이 너무 많지만 다행히 하나 건질 수 있는 게 있었습니다. 이형진 씨의 글에 빗대어 써보면 이렇습니다.
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나는 그림 그리기를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. 꼭 화가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, 가보고 싶었던 세상, 가보지 못한 기회를 나에게 찾아주는 것, 그것이 나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고 싶다.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
내 인생의 두 갈래 길에서 선택하지 않은 길, 그래서 평생 미련이 남았던 길... 먼 길을 돌아와 그 길에 들어서니 요즘 참 살 맛이 납니다. 파올로 코엘료는 ‘아내는 그림을 그릴 때 수호천사와 만나고 있다’는 표현을 썼지요. 요즘 제가 딱 그런 기분이랍니다. 이쯤이면 내 인생에 예의를 조금이나마 지키는 거, 맞죠? 이제 좀 더 진중한 예의를 위해 실천할 숙제가 남아있긴 합니다.
하나는 ‘오~래’ 지속하는 것입니다. 바위를 가르는 물의 힘은 강도(强度)가 아니라 끈기 아닌가요. 찔끔찔끔 이것저것 기웃거리기 습관은 싹뚝 잘라버리고 한 길로 쭉 나가겠다 다짐해봅니다.
중학생 막내가 여름방학동안 학원을 모두 끊어달라고 했습니다.
그렇다고 마냥 놀리자니 게임만 할 게 분명해서 조건을 하나 걸었지요.
매일 책 한 권 읽고 독후감 쓰기, 시 한편 외우기, 영어단어 50개 예문까지 외우기.
그리고 국제아동돕기연합(UHIC)의 탄자니아 아이들에게 보내는 동화책 프로젝트에 참여할 동화 한 편 쓰기.
너무 많다 투덜거리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깨고 아이는 선뜻 오케이를 하더라구요.(헉, 너무 적었었나?)
무슨 책부터 읽힐까 하고 책꽂이를 들여다보니 딱 눈에 띄는 책이 있었습니다.
가끔 제목만으로도 메시지를 강요(!)하는 책을 사서 큰 아이의 책상 앞에 꽂아두곤 했는데,
이도 그 책 중 하나입니다. (너무도 속보이게 이런 책도 있었지요. <서울대쯤은 누구나 갈 수 있다>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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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배움 자체를 내 자신에 대한 예의, 소중한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.
단순히 공부를 잘해서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 사회가 이야기하는 성공에 도달하는 것이,
나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, 배우고 접해야만 알 수 있는 ‘수많은 세상’을
내게 좀 더 많이 다양하게 보여주고, 그래서 숨어있는 ‘수많은 기회들’을 놓치지 않게 하는 것,
그것이 나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다.
(<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> 중에서. 이형진 저, 샘 앤 파커스 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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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 읽었나 체크도 할 겸 먼저 그 책을 읽어보다가 이 대목에서 문득, ‘내 인생에 대한 예의’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.
저 책의 저자처럼 어린 학생시절부터 ‘인생’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접근해본 적도,
치열하게 공부해본 적도 없이 그냥 주어진 삶을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‘예의 없었던 세월’이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지요.
그렇다면, 지금 이 시점에서 내 인생에 대한 예의는?
예의는 커녕 불손한 것이 너무 많지만 다행히 하나 건질 수 있는 게 있었습니다.
이형진 씨의 글에 빗대어 써보면 이렇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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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그림 그리기를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.
꼭 화가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, 가보고 싶었던 세상, 가보지 못한 기회를 나에게 찾아주는 것,
그것이 나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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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인생의 두 갈래 길에서 선택하지 않은 길, 그래서 평생 미련이 남았던 길...
먼 길을 돌아와 그 길에 들어서니 요즘 참 살 맛이 납니다.
파올로 코엘료는 ‘아내는 그림을 그릴 때 수호천사와 만나고 있다’는 표현을 썼지요.
요즘 제가 딱 그런 기분이랍니다. 이쯤이면 내 인생에 예의를 조금이나마 지키는 거, 맞죠?
이제 좀 더 진중한 예의를 위해 실천할 숙제가 남아있긴 합니다.
하나는 ‘오~래’ 지속하는 것입니다.
바위를 가르는 물의 힘은 강도(强度)가 아니라 끈기 아닌가요.
찔끔찔끔 이것저것 기웃거리기 습관은 싹뚝 잘라버리고 한 길로 쭉 나가겠다 다짐해봅니다.
다른 하나는 추사(秋史) 김정희 선생의 이 말씀을 실천하는 일입니다.
‘가슴 속에 1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.’